서울 송파구 (복동이)

10년째 복동이와 함께 아침 저녁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딸아이가 태어나던 날 아침에도 남편이 복동이 실외배변을 위해 산책을 할 정도 지냈답니다. 그렇게 매일 산책을 한면서 계절이 어떻게 변하는지, 집 주변이 어떤 풍경인지, 꽃이 어떻게 피고 단풍이 언제 물드는 지를 온 몸으로 느끼게 되었어요. 시간과 날짜의 이성적인 흐름이 아니라 자연의 변화 속에서 마음으로 느끼는 법을 깨달았습니다. 복동이는 어쩌면 배변이라는 핑계로 함께 추억을 쌓고 사계절을 기억에 담고자 저를 이끄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나 시터님과도 그런 시간을 보내고 싶어 새로운 곳, 함께 걷고 싶은 곳으로 향하나 봐요. 초행길의 동네라 낯설어 긴장하실 수도 있을텐데, 동네 지도가 머릿 속에 있는 복동이를 믿고 풍경을 즐기며 바람을 쐬고 햇살을 느끼다보면 일상 속 번잡한 생각들이 잦아들기도 합니다. 마음을 궤뚫어보는 듯한 복동이는 아마도 그걸 알기에 더 오래, 더 멀리 함께 산책하고 싶은 듯 해요. 다만 너무 무리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추운 계절이기에 시터님께서 너무 힘드실까 그게 염려되어요. 복동이를 살펴주시고 배려해주시는 마음 너무 감사하지만, 저는 함께 하시는 그 시간동안 시터님도 행복하고 편안하셨으면 합니다. 고객과 시터 관계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 믿고 마음으로 살필 수 있는 좋은 분을 만나 참 좋습니다.